이틀전인가부터 막둥이가 밥을 한 숟가락씩 남기길래 이상해서 병원에 갔어요.
인(phosphorus)이 6.6 !! 때문에 칼슘이 좀 떨어졌네요. 쌤이 인을 더 먹인 것 아니냐고 물어보길래 집에가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어요. 집에서 처방식 만들어 먹이니 수치는 잡을 것 같다고 인바인더는 따로 처방을 안 해주셨어요.
BUN과 Cr은 특별한 변화는 없는데, 아조딜이 떨어져서 며칠 못 먹은 영향인지도...약도 안 먹는 아가라 유일하게 먹는 아조딜이 똑 떨어졌던 것 때문일까요? 질소혈증때문에 인수치가 변했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더라구요.
온 김에 수액 맞을까? 했는데...역시나 쌤이 맞지 말래요. 막둥이는 사실 수액덕을 별로 못 본 아가거든요. 혈관에 바늘 들어감과 동시에 스트레스 상승이라 ㅜㅜ 나중에 BUN이 130정도면 그 때 맞고 내리자고 하시네요.
크레메진도 물어봤는데 약리작용이 강한측에 속하는지라 약에 예민한 막둥이는 안 좋을 수 도 있다고 좀 더 생각해 보자네요.
돌아와서 대체 왜 인수치가 올라간거지 하고, 지난 레시피를 쭉 훑어봤는데...
세상에 !!!
제가 이번주에 별 생각없이 인수치를 높게 잡았더라구요. 평상시에 간식 포함해서 하루 최대 180mg이하로만 먹이는데, 밥으로만 이미 하루 190....다른것까지 합쳤더니 요 며칠 하루 210~220mg 정도의 인을 급여했네요 ㅠㅠ 아무리 정신없어도 그렇지 반성해야 겠어요 ㅠㅠ 그래도 막둥이가 미미한 차이에 빠르게 반응을 나타내서 찾아냈어요. 다음부턴 주의, 또 주의 해야죠. 이제 밥도 하루 140mg선으로 맞춰줘야겠어요.
다행인건 다른 수치들이었는데요. 오늘 체중이 5.64kg (밥 왕창 먹이고 갈걸 그랬나^^;;), 3개월 동안 1kg을 찌웠어요. 신장 초음파 결과나 BUN, Cr로 보면 체중감소가 나타나야 하는데, 체중이랑 근육이 느는건 어쨌든 희망적이라고 하네요.
빈혈치료 계획을 세우려고 CBC를 같이 했는데, 유후~ 적혈구관련 수치들이 많이 좋아졌어요. 만성신부전에서 주로 보는 Hct(PCV)가 27.8% 물론 아직 정상보다는 낮지만, 전에 조혈제를 맞아야 겠다고 했을때가 17%로 심각했거든요. 조혈제도 결국 실패했었구요. 적혈구 크기, 농도, 헤모글로빈 등 모두 결과가 별로 였는데 ㅜㅜ MCV,MCH,MCHC,혈소판까지 '정상'이란 저 결과가 얼마나 감격인지 ㅠㅠ
그래서 빈혈치료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백혈구 수치가 낮아진건 좀 더 두고 보기로 했어요. 곧 만성신부전 합병증 빈혈편을 포스팅 할 예정인데요. 그 때 잘 정리해서 올리도록 할게요.
막둥인 혈압도 정상이구요. 요비중은 여전히 낮은데, 단백뇨가 Trace로 떴어요^^ 원래 100mg/dl이상이었거든요. 잡아야 할 수치가 많을 수록 트리트먼트 계획 세우기가 힘든데, 걱정했던 것들의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에요.
처음엔 집에서 수액맞는것도 홈메이드 처방식도 다 반대했던 병원인데, 지금은 집에서 대체 뭘 먹이냐고 물어봐요^^ 특별히 먹는게 있었는지 잘 생각해 보고 기록해야겠어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막둥이가 약에 예민해서 사용을 못 하고 있는데, 사실 고혈압과 단백뇨는 신장염의 주요원인이라 관리를 해야하거든요. 기존에 이때문에 사용한 ACE inhibitor로 에날라프릴(enalapril),과 암로디핀(Amlodipine)이 있었어요. 하지만 약을 먹일 수 없게 되면서 사용한게 키토산이었거든요. 키토산도 고혈압에 작용을 하는데 기전은 ACE inhibitor구요. ACE inhibitor는 혈압강하 효과는 낮지만 사구체혈류량과 단백뇨를 개선시켜주거든요. 쌤이 대체 뭘 먹인건지 물어보시니 생각이 나네요. 혈압유지와 단백뇨 개선이 키토산때문이었을까요^^? 좀 더 공부해야겠어요^^
키토산은 과하면 문제가 될까봐 간식으로 주었구요. [∞◆ Ayin-sof/▒▒ 뻔다이어리] - 강아지와 함께 먹는 간식 크랜베리 쌀쿠키 만들기~ 바로 다음에 포스팅할 루비날(병원에서 강매당함 ㅜㅜ)도 약리 작용으로 볼때 유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쌤이 해준 말중에 가장 위안이 되었던건...
주요 신장관련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소견을 말해면 그리 좋지 않지만, 막둥이 컨디션이나 개선되고 있는 다른 수치, 체중 등을 봐서는 막둥이는 오래 살 것 같아요^^ 였네요.
안 그래도 소중한 피를 뽑고, 요침사검사했다고 완전 삐졌네요;;; 병원 다녀온게 많이 피곤했나봐요. 금세 잠들어 버리네요.
다음에 병원에 갈 때는 원래 몸무게 6kg만들어서 오겠다고 장담하고 왔는데...체중도 돌아오고, CBC도 정상되고, 질소혈증도 개선되면 좋겠네요. 꼭 그럴 수 있겠죠^^ 실수라고 하긴 했지만 작은 걸로도 확 나빠지는게 만성신부전인데, 인관리를 잘 못 한건 제가 너무 안일했네요. 반성하고 정신 차려야겠어요. 예쁜 아가들 간호하시는 모든 분들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