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증(Chronic renal failure, CRF)은 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이 75%이상(혹은 네프론이 75% 이상) 소실한 상태를 의미하는데, 고혈압은 네프론을 소실시키기 때문에 안 그래도 얼마 안 남은 아가들의 신장을 위협합니다. 또 심장과 뇌, 눈등 다른 기관으로 영향을 주고, 합병증을 유발하여 아가들을 힘들게 하는 정말 나쁜녀석이에요.
■ 만성신부전증(CRF)에서 고혈압의 원인과 영향
CKD에서 강아지의 50-93%는 고혈압이 동반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사구체질환의 경우 80%가 고혈압을 동반했다고 해요. CKD에서 고혈압의 대략적인 원인은 아래로 봅니다.
■ CKD에서 고혈압의 원인
- 사구체 모세혈관과 세동맥 손상
- 신장내 혈관확장 물질(ex. prostaglandin)의 생산 감소
- 나트륨과 수분 배설 장애로 인한 정수압 상승
- 과도한 레닌(Renin)의 분비
- Renin - Angiotensin - system 활성
- 감압반사를 일으키는 압력수용기의 작용 억제
- 마그네슘의 증가나 전해질 이상으로 인한 승압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고혈압을 유발합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사구체의 여과기능은 압력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혈관손상 등으로 혈류량이 감소하면 신장은 레닌을 분비하고 이때문에 강력한 승압기전인 RAS가 활성화 되겠죠. 신장기능 저하로 Na+과 수분의 컨트롤이 되지 않아 혈압조절기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구요.
■ 고혈압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
전신 고혈압이 있더라도 신장이 건강하면 신장 혈관의 자기조절(Autoregulation)에 의해 혈류량을 조절해 안정적인 사구체 모세혈관의 압력을 유지하여 사구체여과도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CRF에서는 이미 많은 네프론인 손실된 결과로 사구체를 보호하는 신장혈관의 자기조절 능력이 상실되어 사구체 고혈압으로 이어져요. CRF로 유발된 고혈압이 다시 신장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죠.
신장 혈관에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서 혈관과 내피세포들이 손상되고, 혈류장애로 발생한 유해산소들이 염증을 가속화하겠죠. 사구체에 생긴 염증으로 원뇨과 여과되는 다리세포들이 망가지면 여과되지 않을 것도 빠져나와 단백뇨(Proteinuria), 혈뇨를 보이기도 하죠.
혈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니 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도 떨어지게 되구요. GFR의 감소는 고질소혈증과 연결되겠죠. 세뇨관을 둘러싼 모세혈관도 손상을 입어 재흡수와 분비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세뇨관 자체도 손상을 입게 됩니다.
CRF에서는 비가역적 구조변성이 일어나 손상된 조직은 경화와 섬유화로 이어집니다. 이 도식은 전에 루비날을 설명하면서 잠시 설명드렸어요. [∞◆ Ayin-sof/▒▒ 땡이신장일기] - CRF에서 신장 섬유화 진행 감소제 루비날_강아지 만성신부전증 보조제 또 안지오텐신과 알도스테론 등이 염증을 유도해 섬유화의 복합 원인으로도 작용 합니다.
CRF는 네프론이 75%이상 소실된 것으로 본다고 했잖아요. 자기조절 실패로 이어진 사구체고혈압은 남은 네프론을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만성신부전의 진행을 가속화해서 말기신부전에 이르게 합니다.
■ 단백뇨(Proteinuria)
신장단백뇨는 보통 사구체병변으로 발생해요. 사구체신염이나 아밀로이드증은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변경시켜 단백뇨를 유발하구요. 단백뇨를 유발하는 신장 질환의 종류가 많아서 여기선 만성신부전증 하에 종합적으로만 볼건데요. 간단하게 사구체에서 혈액이 여과되어 원뇨가 만들어지는데, 이 여과망이 망가져서 큰 분자인 단백질이 빠져나와 버리는 것으로 이해하면 빠르겠죠. 특히 만성신부전에서는 조직에 손상을 주는 사구체 고혈압과 연관되구요.
강아지의 경우 UPC(Urine Protein/Creatinine)가 1이상일 때를 단백뇨라고 하구요. 스틱검사로도 단백뇨를 판단해요. IRIS의 CKD단계에선 UPC가 0.5이상일 때를 단백뇨라고 해요. 혈청크레아티닌 상승분이 반영된거에요.
단백뇨는 그 자체로도 신장에 손상을 주는데요. 단백질이 보먼주머니에 침착되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사구체 혈관간세포(mesangial cell)의 증식은 모세혈관을 굳게 만들어 사구체경화로 이어지구요. 증가된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은 세뇨관도 손상시켜요.
단백뇨는 알부민과 글로불린으로 나뉘는 혈청단백질의 손실을 의미하는데, 혈청단백질의 기능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예를 들어 철을 운반하는 transferrin은 빈혈(Anemia)에 관여하고, 보체(complement)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겠죠.
전신고혈압로 신장의 손상을 예측한다면, 단백뇨는 손상을 입은 증거가 되겠죠. 실제로도 전신고혈압이 있을때 단백뇨 유발 가능성이 더 높고, 혈압이 높을 수록 단백뇨도 더 심하다는 결과들이 많아요.
Blood pressure and UPC measurements for 45 dogs with azotemic CKD, followed from recruitment to the study until death(Jacob F, Polzin DJ, Osborne CA, et al. (2005) J Am Vet Med Assoc)라는 테이블을 참조하면 고혈압이 동반될 때, 단백뇨 수치가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고, 생존일에도 영향을 주는 것을 볼 수 있어요.
SBP(mmHg) |
UPC |
Death |
survival(days) |
P(vs.low) | |
low |
<144 |
0.80 ± 1.03 |
10/16 |
425 |
-- |
med |
144-160 |
1.52 ± 1.04 |
11/15 |
348 |
0.43 |
high |
>161 |
3.47 ± 3.84 |
11/14 |
154 |
0.02 |
SYSTEMIC HYPERTENSION: THE SILENT KIDNEY KILLER, Harriet M. Syme BSc BVetMed PhD FHEA DACVIM DECVIM-ca MRCVS, London, England
또 다른 연구에서는 CKD하에서 UPC가 1.0 이하인 군의 생존일이 평균 1053일, 1.0이상인 군이 평균 390일로 단백뇨가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어요.
단백뇨의 치료가 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과 연관되겠죠. 또 단백뇨의 치료를 위해 사구체고혈압과 전신고혈압을 제어해야하죠.
■ 만성신부전증(CRF)에서 고혈압과 단백뇨의 치료
SBP 160이상일 때 신장손상을 촉진한다고해서 약물투여로 160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에요. 강아지의 정상혈압이 다르기 때문에 약간 차이는 있어요. CRF에서 고혈압 약은 ACEi에 CCB, 알도스테론억제제나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을 병행해서 사용하는데요. 강아지의 경우 ACEi로 시작해요.(고양이의 경우는 CCB)
■ ACEi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ACE억제제, ACE inhibitors)
ACEi의 혈압 감소효과는 5-20mmHg로 혈압강하효과는 미미 할 수 있으나 사구체모세혈관의 압력을 낮춰 남은 신장을 보호해 CKD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고, 단백뇨 개선에도 효과를 보였어요.
사구체에는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과 수출세동맥(Efferent arteriole)이 있는데 수입세동맥으로 혈액이 들어와서 모세혈관을 따라 여과가 이루어지고, 다시 수출세동맥으로 빠져 나가게 돼요. 사구체내 모세혈관압은 두 세동맥에 의해 조절되구요. ACEi는 수출세동맥을 확장시켜 사구체 내 압력을 낮춰요. 그래서 신장 혈류개선제로도 불려요.
안지오텐신Ⅱ(AngⅡ)가 사구체고혈압, 사구체손상, 사구체 혈관간세포(mesangial cell) 증식, TGFß유도로 세포외 기질 생산증가, 알도스테론(섬유화유도) 생산증가, 대식세포활성화, 염증매개인자활성화, PAI-1의 생산 증가(혈전형성촉진)등 과 연결되는데, 사실상 고혈압으로 신장이 받는 영향의 대부분이기에 AngⅡ의 생성을 막음으로써 혈압강하외에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해요.
SBP가 160mmHg이상일때, UPC 1이상일때 투여하구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의 투여량은 Enalapril 0.5mg/kg PO q12-24h,
Benazepril 0.25~0.5mg/kg PO q12-24h 이에요. ★ CKD에서 강아지에게 투여하는 용량이에요.
기본 복용법은 식사1시간 전 공복에 경구투여하구요. 인바인더와는 2시간 간격을 주세요. 칼륨의 저류 가능성이 있어서 복용중엔 저칼륨식을 권장해요. NSAIDs는 약효를 높여서 저혈압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투여해야하구요. GFR은 압력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ACEi를 잘 못 사용하면 사구체내 압력이 너무 낮아져 혈청 크레아티닌이 증가 할 수 도 있어요. 칼륨배출을 저해하기 때문에 고칼륨혈증의 위험이 있어요.
■ CCB (칼슘채널차단제, Calcium channel blockers, Calcium antagonists)
ACEi로 혈압제어가 되지 않을 때나 망막변병 등의 표적장기손상의 징후가 있을 때 등에 ACEi와 함께 사용됩니다. CCB는 수입세동맥과 수출세동맥 상관없이 모든 혈관 수축에 길항하기 때문에 사구체내 고혈압에는 효과가 없어서 단백뇨를 개선하는 효과 역시 없다고 봐요. 더 나아가 수입세동맥을 확장시켜 단백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non-DHP계 약물은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구요. DHP계 약물은 사구체 비대를 억제한다고 해요.
만성신부전에선 혈관확장이 필요하니까 기본적으론 DHP계 약물을 사용하겠죠. Amlodipine 0.05~0.25mg/kg PO q24h ★ CKD에서 강아지에게 투여하는 용량이에요. 자몽쥬스나 오렌지쥬스가 약효를 증강시켜 저혈압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 같이 주면 안 돼요.
■ 기타 혈압강하제
▷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는 혈압강하보단 ACEi로 단백뇨가 개선되지 않을때 추가됩니다. 안지오텐신이 스트레스와 불안에도 관여를 한다고 해요. 그래서 ARB로 스트레스감소를 유도하기도 한답니다. (Losartan 0.25~0.5mg/kg PO q24h)
▷ 교감신경억제제는 주로 쿠싱증후군 등의 복합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시 사용되구요. (Prazosin 1mg/10kg PO q8-24h, Atenolol 2mg/kg PO q12-24h, Propranolo 5-80mg PO q8-12h )
▷ 이뇨제는 혈압강하를 위해 투약하기도하고, 부종이 있거나 수액처치로 과수화시 투여되기도 합니다. (Hydrochlorothiazide 0.5-5mg/kg PO q12h, Furosemide 1mg/kg PO q12-24h, Spironolactone 1-2mg/kg PO q12-24h)
■ 식이요법
▷ 식이 나트륨 감소
식이 나트륨의 감소는 기본으로 시행되지만, CRF에서 나트륨섭취 감소가 고혈압을 정상화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없어요. 나트륨이 부족하면 물을 안 먹는것도 문제구요. 보충이 필요한 경우가 아닌이상, 체중kg당 11mg/day은 유지해주세요. 식이 나트륨을 줄일때는 1~2주에 걸쳐 천천히 조절해야해요. 갑자기 줄면 혈압이 낮아 GFR도 감소해요.
▷ 오메가3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s)의 전구체로 서로 경쟁하며 합성을 유도하는데, 오메가3가 혈관확장작용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등을 합성해서 혈압을 낮추고, 사구체 혈관간세포에서 혈전을 억압하는 등 사구체의 혈류량 개선에 관여하여 사구체고혈압에 효과를 보이구요. 사이토카인을 억압해서 염증감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봐요.
▷ 식이 단백질 감소
단백뇨가 있을 때, 사구체에서 과여과로 인한 손상을 막기 위해 식이 단백질을 줄이는데요. CRF에서는 이미 식이 단백질을 많이 제한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혈청단백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저알부민혈증 등 단백질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해요.
_약용대황이 단백뇨를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구요. (루비날 참조)
_테오브로민유도체인 Pentoxifylline이 혈류를 개선하고 항염증효과로 단백뇨를 감소시킨다고 해요. 그래서 신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도 보지만 심한 고혈압으로 대뇌나 망막출혈의 위험이 있을 땐 사용 할 수 없고, 약물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사용시 주의가 필요해요.
글이 많이 늦어진 듯 해서, 급하게 쓰다보니 많은 내용이 정신없이 들어갔네요. 혈압강하제의 부작용도 문제지만 만성신부전에서는 사구체내 혈압변화로 인한 GFR의 감소나 RAAS활성 등의 문제가 있어서 혈압과 Cr의 모니터링이 꼭 필요하구요. EPO나 DPO투여시 ACEi가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투여량은 반응이나 약물복합사용 등 치료에 따라 달라지니 참고만 하시구요. 말기신부전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해 고혈압과 단백뇨 관리 잘 해주셔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