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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yin-sof/▒▒ 땡이신장일기

막둥아 벌써 7재구나...좋은 곳으로 갔겠지^^?

네 배려인지 다행히도 날씨가 나쁘지 않았어, 봄이 되면 네가 좋아하는 꽃도 심어줄께^^

꽃향기를 맞으면 기운나는 너였으니 마른꽃이라도 향기 가득 담아왔어

무지개 다리 넘어 좋은 곳으로 갈 네게 힘이 되었길^^

 

 

멀리 오느라 많이 못 챙겨왔네...대신 집에서 맛있는건 항상 나눠 먹기~

뭘 제일 먹고 싶었을까 하면서 네가 좋아한 것들을 챙기다 보니 너 은근 웰빙이구나 야채랑 과일, 치즈...

49재라고 고기 잔뜩 올려준 상들 보면서 서운해 하진 않을까 걱정하다가

먹고 싶었지만 먹을 수 없었던 것이 생각났어 '번개형아 밥' ㅋㅋ

 

냄새도 다르고, 맛도 달라서 밥 먹을때마다 항상 알았을텐데...

번개가 남길까 싶어서 네 밥 안 먹고 버티던 모습, 번개가 혹여나 흘리진 않을까 주시하던 모습들 생각하니 짠하네

'누나가 날 미워하나'라고 오해할까봐 마음 졸이던...

이제서야 주게 돼서 미안해, 네가 미워서가 아니었단다.

 

 

ICU안에선 만날 수가 없어서, 버티지도 못 하는 몸으로 탈출 시도를 하던 통에 우리 모두 두손두발 다 들고는

입원실로 내려놓고서는 얼마나 걱정했었는지...

그래도 번개랑 눈 마주치고 있을 수 있어서 좋았지^^

네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번개도 네가 좋은 곳에서 잘 지내며 기다리라고 말해주러 왔단다.

 

 

우애가 깊어서였을까...번개도 CKD라네...

번개 성격 알지, 채혈하는 데 쌤 3명이 30분을 고생해서야 겨우 했어ㅜㅜ

울 막둥이 웬만해서 아픈 티도 안 냈는데...번개는 엄살이...네가 아는 번개형아 그대로야^^

 

번개한테 누나 말 잘 듣고, 미리미리 관리해야한다고 말 좀 해주렴...

네 의지와 용기도 같이 닮는다면 잘 견뎌낼텐데 말이지

아침마다 거실에 네 사진을 바라보고 있던데, 요즘 식욕이 돌아온걸 보면 네가 이미 말한 것 같기도 하고^^

 

 

편히 지내야 할 네게 걱정을 안겼으려나^^;;

아니야...아니야...우린 정말

 

아파도 힘들어도 우릴 먼저 걱정하고 배려해줬던 네 덕에 가족 모두 너무 소중한 사랑을 만나고 간직하게 되었단다.

번개에게 네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건 아직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모두 노력하고 있어.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사진 보기가 힘들때도 있지만, 네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 그걸로 됐어^^

 

오빠가 너른 마당에서 뛰어 놀고 있는 널 꿈에서 봤다고 하더라,

그날 번개도 뭔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꿈 속에서 달리고 있던데...누난 밤새느라 못 봤지 뭐니 ㅜㅜ

담엔 꼭 같이 만나서 신난게 노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