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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yin-sof/▒▒ 물빛이야기

1년 전, 벅찬 감동을 추억하며

 

1년 전, 투표가 마무리되던 시간에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호텔로 가는 것도 미루고 비스트로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대선방송을 보려고 유심도 12G로 준비했다. 일행은 나를 포함 셋, 각기 다른 방송사 3곳의 스트리밍을 켰다.

3, 2, 1! 주위에서 같이 축하해 줬다. 무슨 일인지는 몰랐을 것 같다.

 

 

선관위에서 안내를 잘못해 같이 간 동생은 항공권 일정을 3번이나 바꿨다. 재외투표와 사전투표기간 사이에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공백을 빨리 해결해주면 좋겠다. 투표하려고 항공권을 바꾸는 통에 수수료만 100만원이 넘게 들었다. 민주주의 수업은 비싸다는 것을 알지만, 선관위가 일을 잘해주면 좋겠다.

 

다른 일로 먼저 출국했던 난 재외투표를 신청해뒀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해외에서 투표를 하니 좀 더 뿌듯한 기분이었다. 영사관을 못 찾을까 지도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고향친구를 만나러가는 분들을 만났었다. 상트에 20년 가까이 살고 있다는 고향친구는 이번 재외투표 기간에 투표참관인으로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재외투표 신청을 했다고 하니, 다들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파란 하늘 아래, 영사관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쿵쾅거렸다. 문이 닫혀있어서 당황했는데, 곧 영사관 직원이 나와 투표장소로 안내를 해줬다. 투표용지를 대봉투에 넣으면서 한국으로 잘 도착하길 바랐다.

 

혼자 벅찬 마음을 어찌할지 모르는 것을 알았을까, 투표소 안내직원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정말 냉큼 대답했다. “네^^”

 

 

일정을 진행하는 중에도 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음은 이미 광화문.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두브로브니크엔 큰 달이 떠올랐다. 시차 때문에 취임식은 완전 새벽, 기다리다 힘들어서 결국 룸서비스를 시켰다.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와인도 꺼냈다.

 

 

취임식장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보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 햇살에 놀라서 눈을 떴다. 취임식은 놓쳤지만, 유투브를 켜고 아침부터 샴페인으로 축하를 했다. 다시 생각해도 설레고 벅찬 날이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너무 바쁜 대통령님, 건강이 너무 염려된다. 임기 5년 너무 짧아 하다가도 건강이 신경 쓰인다. 대통령만 바뀌었다가 실감되는 요즘이다. 오늘도 쓰레기 기사와 국회를 보며 스트레스.

 

 

대한민국 국민이 많이 성장했다고 한다. 그런 국민들을 믿고 흔들림이 없이 가시길 바란다. 오늘 밤은 사랑하는 이들과 1주년을 기념하며 응원을 나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