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Ayin-sof/▒▒ 뻔다이어리

번개와 덕순이의 친해지기 전 한 뼘의 거리

 지금 번개의 표정...현재 감정상태예요. 시선 피하기, 못 들은 척 하기

 

 

번개가 이렇게 하는 건 예전에도 한 번 있었어요. 막둥이가 다시 집에 오던 때였죠.

집에 있는 무엇도 공유하지 않겠다고 하고, 침대는 올라오지도 못 하게 하고, 나중에 친해지고 난 후엔 세상에 둘도 없는 형제애를 자랑했지만...처음은 여전히 어렵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들이에 한껏 취해서 오랜만에 웃기까지 했는데 현재는 ㅋㅋㅋ

 

 

번개가 저러는 건, 요양 차 잠시 함께 지내게 된 덕순이를 만나서랍니다.

이름이 여아같지만, 순해서 '순'이 붙었어요. 정말 순~한 녀석입니다.

 

번개가 밖에서나 잠시 만나는 강아지나 동물은 크게 신경을 안 쓰는데, 집이나 연구실, 카페 등 닫힌 공간에서 만나면 무지 예민해 져요. 덕순이도 낯선 곳이라 무서울텐데, 번개가 거기에 더해 심기 불편함을 힘껏 표현하고 있어요.

 

 

덕순이 그냥 봐도 순하죠^^ 번개가 냥이 하악하는 것처럼 그릉그릉하고 있어서 멀찌감치서 바라보고 있어요. 이불 속에 있는 번개를 덕순이가 살포시 밟아서 더 화가 났거든요. 다행인 건 번개 밥 만들면서 덕순이 것도 만들었는데, 잘 먹네요. 어찌됐든 산책도 잘 다녀왔고, 둘이 신경전 하는 통에 편히 자진 못 했지만, 한 침대에 있는 건 성공했어요.

 

덕순이는 귀 아래 종양이 생겨서 병원에 가려고 왔어요. 최근에 갑자기 자랐다는데, 직경이 3cm~3.5cm라서 빨리 가려고 해요. 아직 검사를 안 해봐서 확실하진 않지만, 다른 임상증상이나 형태로는 수술만 잘 받으면 되겠다 싶기도 하구요.

 

 

오자마자 병원에 가면 너무 불안해 할 것 같아서 우선 좀 더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갖고, 주중엔 병원에 가려고 해요. 아직 저도 친해지는 중이라 예쁜 사진도 못 찍어 주고 있어요. 교감 부족인 듯 해요;;; 종양이 악성은 아니겠죠. 부디 검사도 잘 받고 수술도 잘 받았으면 좋겠어요. 겁이 많아서 걱정이긴 하지만요.

 

편히 지내려면 번개랑 친해지는 것이 먼저에요. 번개보다 훨씬 큰데 눈치보는 상황이라니...저러다 덕순이 가면 슬퍼할거면서 말이죠. 그래도 처음엔 가까이도 안 가더니 조금 나아졌어요. 요만큼^^ 하지만 서로를 아직 바라보진 않아요. 덕순이도 현관문만 바라보다 이제는 안아달라고 하는데, 무거워요 ㅠㅠ 무릎이 안 좋아서 번개 안고 있는 것도 잘 못 하는지라 덕순이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어요^^

 

누나들이 총동원 되어 '친해지길 바래~'를 찍고 있답니다. 저만큼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